“관객들의 예매 취소에는 기간별로 수수료를 정해 놓으면서 정작 공연 당사자들의 일방적인 당일 취소는 전액 환불 외에는 어떠한 입장도, 보상도 없다.”
지난달 28일 공연기획사 클립서비스는 전날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공연 관계자 일부가 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에 당초 예정됐던 이날 오후 2시와 오후 7시, 그리고 다음 날인 29일 오후 3시 공연을 일괄 취소했다.
ⓒ에스앤코
관객들의 불만이 커진 이유는 공연이 취소됐다는 사실이 공연 당일 관객들에게 공지됐다는 점이다. 심지어 28일 0시께 공식 SNS에 게시했고, 관객들 개인의 문자 메시지 공지는 같은 날 오전 9시부터 10시 사이에 이뤄졌다. 타 지역에서 공연을 단 4~5시간 앞둔 시간이기 때문에 금전적 손실이 크다는 것이다.
10여 년 만의 한국어 공연인 만큼 다른 지역, 심지어 해외에서 오는 관객들이 많은데 교통수단이나 숙박 시설 등을 제때 취소하지 못한 관객들의 후기도 잇따랐다. 실제 드림씨어터가 올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당시 공연된 ‘캣츠’의 경우 전체 예매자의 약 54.4%가 부산 외 지역 예매자다. 부산·울산·경남으로 지역을 확대하더라도 63.1%밖에 되지 않고, 대구, 경북 심지어 서울에서도 원정 관람을 오는 관객도 다수다. 이번 ‘오페라의 유령’ 역시 타 지역 예매자가 약 40%가량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구나 ‘오페라의 유령’이 업계 티켓 최고가인 19만원을 책정했다. 관객들은 비싼 티켓값에 준하는 책임감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한 관객은 “비싼 좌석은 19만원, 무대에서 가장 먼 좌석인 B석도 7만원에 달하는데 이번 당일 취소와 관련된 제작사의 대처에는 그에 맞는 책임감이 결여된 것으로 보인다”고 꼬집었다.
공연계에서 공연을 당일 취소하는 경우는 종종 있었다. 특히 팬데믹 시기엔 확진자가 발생함에 따른 공연 취소가 잇따랐다. 그런데 최근 들어 관객들의 당일 취소에 따른 환불 외 추가 보상 요구가 빗발치는 건 티켓값이 2022년부터 잇따라 상승하면서 관객들의 금전적 부담감이 더욱 커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VIP석이 17만원으로 책정됐던 뮤지컬 ‘베토벤’이 배우 박효신의 건강상 문제로 당일 취소됐을 때도 관객들의 피해 보상 요구가 이어졌다.
제작사 측은 매우 곤란한 처지다. 이미 대관료 등은 제작비에서 빠진 가운데, 티켓 전액 환불만으로도 손해가 막심하다. 한 제작사 관계자는 “누구보다 공연을 올리고 싶은 건 제작사”라며 “라이브로 진행되는 공연의 특성상 불가항력에 의한 공연 취소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항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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